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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니트에 누워 세보는 별똥별..명지산 1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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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호수-Peter 작성일08-10-14 02:15 조회8,994회 댓글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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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싶다 鐵驥 야..
Miss you so much.. my first Steel Horse..

* 아래 글은 몇년 전 한국 명지산에 오프로딩 가서 쓴 글인데
  우리 석창우 화백도 보고 싶고 해서
  다시 올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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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에서 빠져
나오고 있었다.

돌의 크기가 갑자기 작아 지면서
여섯 번째의 계곡 물을 건너
우리는 지난 여름 거대한 폭우에 의해 할퀴어지고 파헤쳐진
바위 덩어리 계곡을 벗어나고 있었다.

계곡 입구를 화사하게 비추어 주었던 늦 가을의 햇살은
수백 미터의 계곡을 헤쳐오는 동안
이미 자취를 감춘 상태였다.

철기는 옆구리의 갑옷이 찢겨나가고
뒷 바퀴의 충격 완충 장치가 떨어져 나가는
심각한 부상에도
그의 믿음직한 포효를 멈추지 않았다.

수풀과 흙으로 덮인 길로 접어들자.
잔뜩 긴장 되었던 온 몸의 근육이 순식간에 이완 되었고
鐵騎도 갑작스러운 균형으로의 복귀에 놀라며
가쁜 숨을 골랐다.

한 과정을 소화한 후 느끼는 약간의 느긋함
담배를 빼내 물며
거리낌 없이 엑셀을 밟는다.
나무줄기들이 차 창을 때려 대는 소리는
여느 때 보다 좋았고
도열해 늘어서서 High Five로 환영하는 듯 했다.

그래 삶이 이렇지…
순기형(석창우 화백) 과 나는 누가 먼저 랄 것 없이 되뇌었다.
험난함은 결코 오래 가지 않는다.
다만 그 안에 있을 때
시간이 멈춰 선 것 같은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 같지 않는 정지와 퇴보의 고통.

포기한다는 것은 언제나 달콤한 유혹이었지만
작은 성취일 망정 이루어짐에는 항시 품위와 관록이 따랐고
어떤 형태로든 아름다움이 있었다.

그 곳에는 기대 하지 않았던 만남이 있었다.

더 오를 곳이 없다는 아쉬움으로 오르던
오뚜기 嶺 정상

어김없이 피어 오르던 짙은 밤 안개도
여름 내내 퍼 붓던 비도 없었다.
불나방들의 번잡함도 풀벌레 소리도 없었다.

다만
소쩍새가 울고 있었다.

墨畵적 고즈넉함 속에서
저 만치 산자락 실루엣 아래
소쩍새가 울고 있었다.

그리고는
수 많은 별, 별, 별….별 무리…
휙…! 은하수를 베며 사라지는 별똥별

헤드라이트 와 서치라이트를 모두 껐다.
따뜻한 본니트에 누워 별자리를 찾았다.
중력이 미미해져 가면서 그 찬란한 공간으로 떨어져 버릴 것 같은
현기증을 느꼈다.

거의 그믐에 가까운 날이었고
사방이 어두움으로 浸潛 할수록 별들은 더욱 반짝이고 있었다.

우리의 경박한 영혼들은 그 어둠의 무게에 안겨
잠시의 평온을 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