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뚜기령 투어; 깊어가는 가을 속으로 <1/2>
페이지 정보작성자 하늬 작성일08-10-10 06:04 조회12,836회 댓글13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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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8년 10월 4일(토) ~ 5일(일), 1박 2일
장소: 경기도 포천시 명지산 오뚜기령과 가평, 화천 일대 산악도로
내용: 오뚜기령 헬기장 캠핑, 논남길 및 인근 산악도로 오프로드 투어
지난 주말 오뚜기령 투어를 다녀왔습니다. 지방 출장을 마치고 상경해서 번개를 올리다보니 하루 전 공지가 되어 급번개가 되었습니다. 저는 3~4대 정도의 차량으로 다녀올 수 있을까 했었는데 의외로 참석하시겠다는 분이 많았어요.
사전 공지된 아이볼 지점인 남양주시 진접읍 소재 풍천휴게소에서 모여 포천으로 이동했습니다. 우린 함께 일동에 있는 하나로 마트에서 장을 보았습니다. 용석님도 소개해 주셨지만 저희가 여행하는 현지에서 장을 보는것은 조금이나마 여행지의 지역경제에 보탬이 되길 바라기 때문입니다. 그 지역에서 생산되는 먹거리를 구매하고 소비한다는 의미에서 "책임여행"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고 하지요. 보다 많은 분들이 동참하시길 기대해 봅니다.^^
메아리님과 하이루님을 만나 총 7대의 차량이 무리울 예비군 훈련장 입구에 모였습니다.
8사단 오뚜기 마크가 새겨져 있는 오뚜기령 표지가 열심히 산에 오른 우리를 반겨주었습니다.
오랫만에 반가운 얼굴이 모였습니다. 정회원이 된 다음 첫 공식모임에 참석한 메아리님과 환디자인님도 보입니다.
저는 왜 안 보이냐구요? 전 사진찍고 있어요.
헬기장에 오르니 반가운 백구가 보입니다. 돌쇠님과 마님이 먼저 와서 사이트를 구축해 놓고 있더군요. 아내의 친구들과 캠핑을 함께 하기로 약속했다고 하더니 이곳에서 만날줄이야... 오프로드 바닥도 참 좁다고 할만 합니다.
해가 지기 전에 텐트 치고 모닥불을 피우고선 밥과 꽁치 김치찌개를 끓였습니다. 모닥불 앞에 둘러 앉아 서로 인사를 나누고 그간 지낸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 놓았어요.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몇 가지 소식을 전해 드릴까요?
[불나비님] 추석 이후 짐을 들다 허리를 다치셨답니다. 인대가 늘어나 물리치료를 받고 있는 상태인데 집에만 계시기 너무 답답해서 번개 공지를 보고 형수님의 걱정를 뒤로하고 나오셨다는 소식. 우리들 누구라도 건강상의 문제가 생기면 더욱 캠핑이 그리워지지 않겠습니까? 모처럼 야전에 나오니 얼굴도 붓기가 빠지시고 기운이 솟아나는 모습이셨습니다. 빨리 완쾌되시길 기원합니다.
[내촌신사님] 오씨 모임에 나오려고 기다리다 번개 공지가 없어 다른 모임의 견지낚시 번개를 본인이 치셨답니다. 게다가 댁도 근처인 내촌면이십니다. 다음날 아침 일찍 훌쩍 떠나셨지만 박정희 전 대통령이 즐겨 먹었다는 5대 막걸리 중 하나인 포천 내촌막걸리를 잔뜩 들고 오셔서 밤 늦게까지 이야기 꽃을 피우셨습니다. 참고로 내촌신사님의 취미는 오프로드와 캠핑 외에도 카약, MTB, 등산, 낚시, 목공 등 버라이어티 하답니다. 물론 모두 현재 진행형이구요.
[하이루님] 알고보니 저희 동네분이셨다고 소개해 드렸었지요. 엔지니어이자 사업가신데 맥가이버를 능가하는 만능이십니다. 모빌도 직접 수리하시고 웬만한 전기, 전자 장치들은 손수 자작할 수 있는 내공이 있는 분입니다. 앞으로 제가 최고의 수혜자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또한 요리에 능하십니다. 만타님을 앞서는 절대미각의 소유자. 함께 다니면 입이 행복해집니다.^^
[메아리님] 메아리님은 오씨와 인연은 있던 분이지요. 아시는 분도 있겠지만 iMBC에서 36.5C와 탑크롤러 행사 취재 나왔을때 방송 카메라 촬영을 하셨던 바로 그 분이십니다. 취재 중 필을 받아 본인도 오프로드와 캠핑에 몰입하시려고 모빌을 장만하셨는데 구입하신 무쏘가 전에 삼탄 오프로드 투어때 함께 했던 충주의 악마님 모빌이었답니다. 역시 이 바닥은 좁다니까요.. 그 동안 모임 공지가 없어 혼자 지장산과 오뚜기령 등에 도전하다 고생도 많이 하셨다고 해서 얼마나 재미있게 이야기를 들었는지.. 앞으로 핵폭풍을 몰고 올 "준비된 신입회원"이 분명합니다.
[환디자인님] 역시 신입회원이고 아직 장비 등도 준비가 되지 않으신 진정한 초보십니다. 결국 야영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데다 일가족이 밤추위를 이기지 못해 저녁식사도 못하시고 하산하셨지만 모임을 통해 필요한 장비를 파악하시려는 모습을 미루어볼때 열성회원의 자질이 보였답니다. 장비 구입은 서두르지 마세요. 옷가지와 침구 그리고 수저만 있으면 당분간 함께 할 수 있으니까요. 천천히 자신의 용도에 맞게 장비를 갖추시면 됩니다. 다른 회원들의 장비를 분양받으면 비용도 절감되지요.
약속이 있으셨던 내촌신사님과 하이루님이 아침 일찍 떠나셨고 남은 일행은 아침을 먹고 사이트 철수를 했습니다. 출발하려니 메아리님의 차량이 방전되어 제 배터리로 점핑을 하여 시동을 걸었습니다. 모빌의 배선을 체크해 봐야 할 것같습니다.
돌쇠님과 그 일행에게도 작별을 고하고 우린 오뚜기령에서 내려와 논남길로 향했습니다. 약 5킬로미터 구간의 오프로드 코스.
작년 12월 눈 덮인 구간을 썬더님과 둘이서 통과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아기자기하고 적당히 험했던 구간으로 말입니다.
제가 선두가 되어 우리 4대의 모빌은 논남길 오프로드에 들어섰습니다. 스페어 타이어를 머리에 짊어 진 2호차 메아리님 무쏘입니다.
3호차는 불나비님 테라칸. 가을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산길에 순백색의 자태가 눈부십니다.
주인을 닮아 묵직하면서도 날렵한 맵시가 나는 후미의 4호차 용석님 무쏘.
우리가 들어선 논남길 초입에서 개울물에 설겆이를 하고 있는 모자를 만났습니다.
빠알간 단풍 아래에 있어서인지 다정한 가족의 모습에 반가운 눈길이 갔습니다. 아! 가을이구나.
오프로드 코스의 상태가 명확치않아 전 지바겐으로 투어에 나왔습니다.
저 앞으로 오늘 우리가 가야 할 논남길이 보입니다. 가슴도 시원해집니다.
이런이런... 간 밤에 우리 옆에서 캠핑을 하던 코란도 동호회의 모빌들이 논남길의 첫번째 관문을 통과하려고 애쓰고 있었습니다.
오프로드인의 제 1 덕목은 협동심! 우리 일행들이 차를 세우고 달려가 코스를 봐주고 있습니다.
불나비님의 지도로 코란도 한 대가 무사히 통과하고...
이번엔 용석님이 코스를 봐주고 있습니다. 젊은 친구들의 패기에 우리 팀의 노련함이 보태지고 있는 모습이겠죠?
그들이 다 가고 난 뒤 저와 메아리님이 코스를 통과했습니다. 이번엔 불나비님 차례.
후미의 용석님이 코스를 주시하며 자신이 밟고 갈 바위의 지점들을 눈으로 확인하고 있습니다.
코드라이버들의 도움을 받아 무난히 통과. 그럼 왜 숏바디인 코란도들이 헤멨던거지?
우린 다시 낙엽이 한 잎, 두 잎 쌓여가는 숲길을 향해 나아가기 시작했습니다.
어제 오뚜기령을 오를때 사륜이 먹지않아 고생했던 메아리님의 무쏘가 오늘은 가벼운 몸놀림을 보여주었습니다.
입체감 나는 험로와 그 곳을 통과하는 사륜구동차를 멋지게 담고 싶었습니다.
위풍당당한 오씨 모빌들입니다. 누가 알겠습니까? 오프로드 드라이빙의 이런 즐거움을...
또다시 우리 앞에는 깊어가는 가을 풍경이 펼쳐지고 있었습니다. 나무에도 길에도 수면 위에도...
우린 다시 일렬종대로 정차해야 했습니다. 앞으로 나란히! 앞 뒤로 정렬!
이 지점은 논남과 오뚜기고개의 중간쯤 되는 곳입니다. 메아리님이 미소를 지으며 지그시 바라보는 광경은 과연 무엇일까요?
저런저런... 이번에도 앞서 가던 코란도들 입니다. 사실 이 지점이 이번 코스 중 가장 험난한 구간입니다.
지난 겨울에도 이곳에서 썬더님의 모빌이 바위 사이에 갇혀 끝내 윈칭을 통해 탈출해야 했던 곳이기도 합니다.
우리 팀도 총출동했습니다. 메아리님도 혼자 두 번이나 이곳을 통과했었다고 하시던데.. 어쩌면 이곳에서 막혀 혼자 몇 시간을 고생했던 것일지도 모릅니다. 코스와 험로 탈출광경을 유심히 바라보는 눈빛이 저로하여금 그런 짐작을 하게 만드네요.
그래, 요기만 내려오면 통과야. 내려 찧으면 차량 하부에 충격을 주어 손상을 입을지도 모르니까 브레이크를 밟으며 살며시 내려와야 해.
앞 차량이 통과하는 모습을 유심히 보아 둔 뒷편 운전자도 솟아 있는 돌을 밟아가며 뒤따라 갑니다.
모든 일은 모방을 통해 익혀서 자신만의 방법으로 새롭게 개발되는 법.
이번에 만난 코란도 동호회의 젊은 친구들도 조만간 더 나은 오프로드 드라이버가 될거라 믿습니다.
우리의 모빌들이 주인님의 부르심을 묵묵히 기다리고 있습니다. 숲에서 본 지바겐의 자태가 고와 보입니다.
논남길 최고의 험로를 2호차가 통과하고 있습니다. 마이너스 휠에 33" MT. 그에게 이 길은 장애가 되지 않았습니다.
이번엔 3호차. 불나비님 차례입니다.
역시 메아리님은 "준비된 신입회원". 앞에서 수신호로 코스안내를 하고 있습니다.
드라이버와 호흡하는 모습이 거의 숙달된 조교 수준입니다.^^
언제나 거침없던 불나비님도 이번엔 조심조심 사뿐사뿐 갑니다.
뒤로 긴 차체를 가진 테라칸인지라 이런 곳에서는 번번히 뒷범퍼를 깨먹었기에 신중한 모습입니다.
오프로드 투어는 자연을 극복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과 하나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장면을 보면서 문득 그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힘든 과정을 넘고나면 이렇게 편안하고 아늑한 길을 즐길 수 있습니다. 우리의 인생길도 그러한 것처럼...
앞서서 내달리다 코란도 동호회의 후미 차량을 만났습니다. 진한 가을 내음이 풍기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그래서 그 곳에 제 모빌을 잠시 멈추고 뒤로 물러나 구도를 잡아봅니다. 가을 숲과 오프로드 머신과의 하모니를 위해..
어느새 뒤에서 으르렁거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뒤돌아보니 또 한 대의 사륜구동이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허허. 이번 투어에 이 친구들과 진한 인연을 맺게 되는가 봅니다. 또다시 코란도 한 대가 개울 한 구석에 처박혀 있었습니다.
여자친구 앞에서 터프한 모습을 보여주려다 그랬던 것일지도 모릅니다. 왜 하필 깊은 쪽으로 건너다 빠지느냐 말이에요.
옆으로 통과하여 앞에서 견인바로 당겨서 꺼내주라고 일렀습니다. 차체 하부를 바위에 긁었는지 한 친구가 연신 차량 밑을 들여다 봅니다.
논남길의 마지막 장면은 입구에서 본 것처럼 빠알간 단풍입니다.
어떠세요? 오뚜기령과 논남길의 깊어가는 가을 풍경이 여러분께도 전달되었습니까?
사랑처럼 가을도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찾아가야 만날 수 있는 것인가 봅니다.
"오뚜기령, 그곳엔 가을이 있었습니다. "
논남길을 빠져나와 포장도로에 들어서는 2호차.
불나비님의 3호차. 건강을 위해 불나비님은 아쉬움을 접고 논남길 투어를 마치신 후 귀가하셨습니다. 정기모임에서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뵐 것을 기대합니다. 함깨 한 시간 즐거웠습니다.
4호차 용석님. 지금부터는 용석님이 "산길 달리기"를 시작할 시간입니다. 인근 임도코스를 찾아 투어를 즐겨야 하니까요.
<2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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