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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보름맞이 나홀로 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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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만타 작성일06-02-12 14:58 조회3,885회 댓글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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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오후 근처 무갑산 계곡으로 야영을 나갔습니다.가까이 있는 삼육재활학교 선생님인 오지주방장(조재택)님과 연락이 되어, 초입에서 합류하여 골짜기 끝의 햇살 바른 곳으로 갔습니다. 바닥이 경사져 약간 고민할 번 했는데, 오지주방장님이 다른 좋은 곳이 있다며, 등산로 쪽으로 올라, 펜션 용지 닦아놓은 곳으로 안내합니다. 계곡이 바로 붙어 있어, 물소리와 함께 청량감을 더합니다.







수인사를 나누고, 서둘러 모닥불과 저녁 식사 준비에 들어갑니다. 메뉴는 닭볶음탕(=닭도리탕)에 막걸리, 밥, 김치, 조기 튀김 정도입니다. 혼자 먹게 될 아침 메뉴는 누룽지탕이구요. 간소합니다. 하하... 물을 조절 못해 닭볶음탕이 국이 되었습니다. 맛은 좀 있더군요. 식사와 차 마시기가 끝나고 화제는 특수학교라는 새로운 세계에 대한 것과 야외용 보일러 이야기였습니다.







오지주방장님이 손님 때문에 7시 반쯤 떠나고 만타가 혼자 남아 잔불이 있을 때까지 책을 읽습니다. 그리스 철학 부분인데, 이런 구절이 기억에 남는군요.



"그런데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고르기아스가 109세라는 장수를 누린 점을 감안할 때, 그리고 시종일관 원기왕성하였다는 점으로에 비추어볼 때 아마도 그들 소피스트들이 지녀왔던 분망한 생활 방식이나 회의주의적 태도 등은 모두가 건강에 오히려 이로운 것이 아니었을까라고 생각된다는 점이다." (슈퇴릭히, "세계철학사")



시냇물 소리, 가끔 바람에 나무들 우는 소리가 들릴 뿐입니다. 대보름의 만월이 사위를 가득 밝힙니다. 아직 하루만큼 덜 찼지만 가장 밝은 달을 온전히 누린다는 생각이 평화로움을 느끼게 합니다.







오리온 별자리가 뚜렷합니다. 가운데 삼태성은 우리 나라에서는 삼신 할머니를 상징하지요. 출산을 주관하고 남녀 성별을 결정합니다. 바느질을 하다 잘 되면 아들이고 안 되어 화가 나 튿어버리면 딸이랍니다. 이런... 삼태성을 둘러싼 사각형중 왼쪽 윗 별이 적색 거성 베델규스입니다. 어두운 붉은 별로 저렇게 1등급성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엄청난 크기 때문이지요. 태양 지름의 2800배라고 하던가요? 지구의 108배가 태양이니 그 얼마나 대단한가요.



모닥불이 사위어들 때까지 밖에 있다가 카 탑 텐트로 들어가 잠을 청합니다. 호젓함이 그럴 듯합니다.


무갑산 야영지에서 급조 캠핑


열심히 나무를 모으고 있는 오지주방장님


저녁 후의 노변 정담


대보름의 만월은 사위를 밝히고...


혼자 남은 만타가 달빛에 책을 봅니다.


오리온 자리와 삼태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