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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울가의 휴식.. 2004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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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호수-Peter 작성일08-10-16 01:07 조회5,44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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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영형: 우리 어딜 가니..
호수 : 북쪽으로 가지 뭐..
형: 북쪽 어디?
호수: 그냥 북쪽..
형: 아니 그냥 북쪽이 어딨어? 뭔가 목표가 있어야 지.. 계획도 세우고..
호수: 형 걍 북쪽으로 갑시다. 가면 민통선 나와.. 더 못가지.. 그럼 돌아오면 되..
형: 으이구.. 맙소사

기업체 사장인 형과 다국적 기업 관리자 였던 호수는
언제나 계획하에 움직였었다. Planning 자체가 하나의 큰 프로젝트 였었다.
계획을 세우고, 계획대로 조직이 성과를 내는지를 관리하고..
결과에 기뻐하고 실망하고..
그런 시스템하에서 수십년을 살아 왔었다.

그래서 우리의 장난감 지프를 탈때면
그저 계획없이 타고 싶었다.

북쪽이든.. 남쪽이든.. 동쪽이든.. 서쪽이던..
어디든 방향만 잡고선 길을 떠 났다.

북쪽으로 가다 민통선을 만나면 돌아섰고
남쪽에선 해남을 지나 땅끝마을에서 돌아섰다.
동쪽에선 방태산을 올랐고, 화절령에 취했다.
그리고 아우라지에서 메밀 꽃에 취하기도
돌아오는 길에 들르는 야산에선 돌배꽃 향기에 취했었다.
가까운 서북쪽엔 탱크 훈련장이 있었다.
약이 오른 탱크 서너대가 우릴 쫓아 따라 오기도 했었지만
어디 탱크가 지프를 따라 잡을 수 있었겠는가..ㅋㅋ

지프에 오르는 것은
자유로움의 세계로 들어감을 의미했고
정신이나 몸 모두.. 그러한 자유스러움으로의 진입을
언제나 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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