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함께, 가족과 함께! - 코뿔소 클럽의 앙성 나
페이지 정보작성자 바다 작성일05-04-18 19:30 조회9,401회 댓글1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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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뿔소 클럽이 충북 앙성의 ‘앙성 험머장’ 오프로드를 찾아 나섰다. 늘 그렇듯이 가족과 함께 온 회원이 많았고 오랜만에 만난 아이들이 형제자매처럼 어울려 노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코뿔소 클럽은 하드코스보다 오프로드에서 만나는 자연을 좋아하고, 거기서 맺어지는 인연을 소중하게 여긴다. ‘만남이 인연되고, 인연이 가족되는’ 모임이라는 이들의 말처럼…
글·서승범 기자(ssbum@4wdrv.co.kr) 사진·임근재 기자(y106m@4wdr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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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중부고속도로를 타고 음성으로 향하는 길. 어찌 보면 연휴 마지막 날이지만 고속도로는 한산했다. 차는 시원하게 달려 금세 음성에 도착했다. 나들목을 빠져나가 이들의 모임장소에 도착하니 10대 가량의 차가 모여 있다.
무쏘 동호회에서 코뿔소로 독립
1시간 가까이 국도를 달려 장호원을 지나 앙성면에 도착했다. 충청북도에 사는 허성철(콜사인 흑기사) 씨가 안내한 오프로드 장소는 ‘앙성 험머장.’ 여느 오프로드 코스처럼 산 속 돌무더기 길이 아니라 경사지가 많은 강변 공터다. 근처에 있는 미군이 훈련장으로 써서 동호회 사이에서는 ‘앙성 험머장’으로 통한다.
38번 국도에서 차머리를 왼쪽으로 돌려 다리 밑으로 내려선다. 가을이 지난 지 한참이고 겨울도 다 간 마당이지만 강변이라 그런지 갈대가 제법 많다. 온로드용으로 튜닝한 이경훈(콜사인 팔게) 씨의 하얀 무쏘를 남겨 두고 조그만 실개천을 건너 코스에 들어선다. 오후 2시가 조금 못된 시각. 코스 북쪽으로는 남한강이 흐르고 있다. 단양을 돌아나온 물줄기는 충주호에서 한숨을 돌리고 이곳을 거쳐 여주로 향한다.
꽤 먼길을 줄지어 질서 정연하게 달려왔으니 이제부터는 마음껏 즐기면 된다. 돌보다는 흙이 많은 지형이어서 rpm을 높여 언덕배기를 치고 오를 때마다 흙먼지가 부옇게 날린다. 차는 두 대를 빼고 31인치 타이어를 신은 무쏘지만 배기량은 2.3X와 2.9X로 다르다. 그래서 4기통인 2.3X 몇 대는 오르막 끄트머리에서 뒷걸음질을 치곤 한다.
가벼운 몸집을 자랑하며 공터를 누비던 이용모(콜사인 표범) 씨의 코란도가 저만치 혼자 서 있다. 보조 공기탱크가 떨어져 있다. 좀 낡기는 했지만 오랫동안 험한 길에서 지친 애마의 네 발에 힘을 실어 주었던 공기탱크인지라 이용모 씨의 얼굴에는 아쉬움과 미안함이 엇갈린다.
코뿔소 클럽은 본래 무쏘 동호회에서 출발했다. 2003년 10월 무렵 무쏘 동호회의 충청팀을 탈퇴하여 ‘로드무쏘’로 독립했다. 그러다 지난해 7월 쌍용의 SUV는 모두 참여할 수 있도록 모임의 이름과 성격을 바꿔 지금의 코뿔소가 태어났다.
코뿔소 클럽의 회원은 480명 정도. 이 가운데 오프라인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회원은 40명 정도다. 초창기 회원들이 충청권에 있다 보니 이들이 다니는 오프로드 코스도 충청도 인근이 많다. 양각산, 금강변의 천마산, 조치원 부강, 천안 광덕산, 대전 만인산, 보은 오프로드 코스와 32사단 행군코스를 자주 찾는다. 지금은 서울 경기는 물론 강원도, 경상도에서도 오프라인 모임에 참여하고 있다. 정기모임은 매달 셋쨋주에 갖지만 오프로드, DIY, 식사, 소주 번개는 기본이다.
거부할 수 없는 ‘가족 오프’의 매력
십여 대의 무쏘가 흙먼지를 일으키며 코스를 누비는 동안 함께 온 아이들은 신이 났다. 이날 5명의 회원이 가족을 대동하고 나들이에 참여했다. 운영자인 문준필 씨는 아이가 늦잠을 자는 바람에 부인만 왔고 홍민표(콜사인 야생화) 씨는 12살 연주를 데리고 왔다. 홍석열(콜사인 백야) 씨는 부인과 현경이, 정우를, 허성철(콜사인 흑기사) 씨도 부인과 6살 상범, 4살 준범이와 함께 왔다. 허성철 씨는 3년 전에 오프로드를 시작했다. 그러니 준범이는 엄마 뱃속에 있을 때부터 오프로드를 탄 셈이다.
코뿔소는 쌍용의 4WD SUV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그래서 ‘누구나 함께, 가족과 함께’ 즐기는 오프로드다. 모임을 시작할 때부터 그랬다. 처음엔 혼자 왔다가 다음부터 가족과 함께 나오는 일이 많다. 함께 온 가족에게도 콜사인이 있을 정도다.
이들 중에는 오프로드 매니아가 아닌 사람도 있다. 순정차도 있고, 온로드 튜닝을 한 회원도 많다. 차에 손상이 가는 탓에 오프로드를 꺼려하는데, 지난해 10월 천안 광덕산 모임 때는 “차에 아무런 해가 없으니 가자”고 하여 함께 어울린 적도 있다. 결국 차에 많은 흠집이 났고, 그 회원은 차를 수리한 다음 본격적으로 오프로드에 입문했다. 가족적인 분위기의 공이 크다.
“저도 예전엔 오프로드 튜닝된 차들을 보면 욕했어요. 근데 이렇게 직접 해보니 정말 다르네요. 우리 분위기 너무 좋지 않아요?”
코뿔소에 가입해 처음 오프로드에 나선 박해용(콜사인 휘리릭) 씨의 자랑이다. 사진을 찍으러 갔다가 산을 내려오는 무쏘의 행렬을 보았다. 2002년의 일이다. 그래서 승용차를 아내에게 주고 2003년 무쏘를 마련했다. 이곳저곳 동호회를 기웃거리다 코뿔소에 가입했다. 이날 모임에 아내도 같이 오고 싶었지만 갓난 아이 때문에 함께 오지 못했다며 아쉬워했다.
이런 분위기이다 보니 어떤 회원은 부자가 2대의 무쏘를 끌고 참여하기도 한다. 아이들도 서로 형제자매처럼 자라고 부인들끼리도 친해졌다. 서로에 대한 관심은 사회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져 2003년 태풍 매미가 왔을 때는 복구작업에 참여했고, 지난해 3월 충청지역에 난데없는 폭설이 왔을 때는 차를 지원하기도 했다. 안성사회복지관에서 일하는 이혜주 씨는 복지관 행사에 필요한 차를 코뿔소 클럽에 지원요청했다가 최종규(콜사인 화랑) 씨를 만났다. 얼마 후 이혜주 씨는 코뿔소 회원이 되었고(콜사인 사랑) 이 둘은 올 가을에 결혼할 예정이다.
가족들이 가장 좋아하는 코뿔소 클럽의 행사는 뭐니뭐니 해도 1박 2일 오프로드 모임. 오프로드도 마음껏 즐기고, 때로는 콘도에서 때로는 텐트에서 머물며 자연을 만끽한다. 분기에 한 번 정도 가는 1박 2일 모임은 특히 꼬마들에게 인기가 대단하다.
3월에는 청주나 포천에서 모일 예정
툭 트인 공터에서 오프로딩을 즐기다 보니 시간은 어느새 3시 반이 넘었다. 코스에서 남한강변으로 움직인다. 중간중간 얼음이 얼어 있어 아직 겨울이 지나지 않았음을 느낀다. 강변 모래사장에 차를 세워 두고 음료수를 마신다. 바람이 차갑지만 상쾌하다.
연주와 현경이는 자매처럼 친해진 지 오래고, 상범이와 정우도 신이 났다. 준범이는 형과 누나들이 많아져 기분이 좋다. 돌아서는 발길이야 아쉽지만 먼길 달려온 회원들은 그 길을 다시 돌아가야 하니 다음을 기약하고 헤어지기로 한다.
이틀만에 꾸려진 번개모임이지만 10명이 넘는 회원이 함께 했고 가족들도 많이 참가해서 무척 유쾌한 모임이었다. 하드코스가 아니어도 내 차로 가족과 함께 자연을 누릴 수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가족을 포함한 회원들은 충분히 즐거워했다. 코스 어디에도 길은 없었지만 어디라도 갈 수 있고, 가는 곳이 길이 되는 오프로드의 매력을 느끼기엔 충분한 장소와 시간이었다.
코뿔소 클럽의 3월 정기모임은 충북 청주나 경기도 포천에서 가질 예정이다. 늘 그랬듯이 3월 모임도 가족과 함께 할 것이고, 어떤 회원이라도 참여할 수 있다. 이들은 주로 랠리나 세미 오프로드 정도인 31인치 튜닝을 주로 하지만 순정차도 있다. 그런 만큼 튜닝 여부와 상관없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코뿔소 클럽이 추천하는 봄나들이 오프로드 코스. 충북 옥천에 있는 금강유원지에서 안남 방면으로 강을 끼고 5km 정도 드라이브를 즐긴다. 그러다가 첫 번째 다리에서 강을 건너 500m 정도 올라간다. 돌담을 끼고 왼쪽으로 차를 돌리면 청마산 넘어 옥천으로 나온다. 경부고속도로에서 가깝고 멀리 대청호가 있어 경관이 빼어날 뿐만 아니라 봄에는 온갖 꽃이 활짝 피어난다. 순정차로도 갈 수 있어 가족 나들이 코스로 제격이다.
코뿔소 클럽 www.cobbulso.com
< 4WD&RV, 2005년 03월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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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강변으로 내려서는 길. 강변 백사장에서 겨울바람과 음료수를 마시고 모임을 마쳤다
코뿔소 클럽의 막내 준범이(4살). 형과 누나가 많아져 기분이 꽤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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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들이 ‘앙성 험머장’의 내리막 코스를 즐기고 있다
아이들은 한참 차에서 오프로드를 즐기다가 밖으로 나와 신나게 놀았다
오프로딩 전에 차를 점검하는 모습
코스에 들어가기 위해 작은 실개천을 건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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