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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시승기

코란도 스포츠, 나도 꼼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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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오종훈 작성일12-01-13 15:36 조회17,907회 댓글47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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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란도 스포츠가 등장했다.

무쏘 스포츠, 액티언 스포츠로 이어져 온 쌍용차의 픽업트럭이 새 모습 새 이름으로 변신한 것이다. 일산 킨텍스에서 신차발표를 한 뒤 곧바로 자유로에서 이 차를 탔다.

코란도 스포츠의 역사는 쌍용차의 영욕이 녹아 있다. 우여곡절 끝에 2002년 무쏘 스포츠로 태어났고 중국 자본이 들어오면서 2006년 액티언 스포츠로 변화를 거쳤다. 다시 인도 마힌드라를 주인으로 맞아 코란도 라는 이름을 되찾아 2012년 코란도 스포츠를 만들어낸 것이다. 10년 사이에 회사는 무너졌고 두 번 주인이 바뀌면서 모델 이름도 세 번이나 교체된 것. 기구한 운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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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차발표회장은 활력이 넘쳤다. 일산 킨텍스의 새로 지은 전시관에는 기자들과 함께 유럽, 중남미, 중동 지역 딜러들이 대거 몰려왔다. 쌍용의 부흥이 실감나는 현장이었다. 코란도 스포츠가 쌍용의 부흥을 견인할 수 있을까. 이제 본격적으로 코란도 스포츠를 감상해보자.

‘스포츠’라는 이름으로 포장을 했지만 이 차는 픽업트럭, 화물차다. 그래서 자동차 세금도 연간 2만8000원에 불과하다. 프런트마스크는 샤프한 라인이 눈길을 끈다. 헤드램프 주변의 이미지는 어디선 본 듯 익숙하다. 카피의 의혹이 짙다. 육각형 그릴은 현대차의 헥사고날 디자인과 비슷하다. 코란도의 이름을 사용하면서 기존 코란도와는 디자인이 다르다. 쌍용차의 디자인 수준이 아직 모델 전체의 정체성을 담아내는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구축할 정도의 경지에 이르지는 못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쌍용차가 장기과제로 해결해야할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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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는 소박하다. 화물차인 만큼 인테리어가 화려할 필요는 없다. 재질도 고급은 아니다. 플라스틱 재질로 구성된 인테리어는 실용성을 강하게 추구한 느낌이다. 대시보드의 구성 등이 액티언 스포츠와 크게 변했다는 느낌은 안든다.

핸들은 무려 3.8 회전을 한다. 거의 4회전이다. 일반적으로 핸들 회전수는 3회전을 중심으로 세팅이 되고 3.5회전을 넘기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이 경우는 승차감을 위한 세팅이라기보다는 화물차의 특성에 맞췄다고 봐야한다. 화물을 싣고 달리는 차가 예민한 스티어링 성능을 보일 필요는 없다. 오히려 그 반대다. 민첩하게 움직이기보다는 부드럽고 여유 있게 반응해야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스티어링 조향비를 여유 있게 세팅하는 것이 맞다.

2열 시트는 뒤로 조금 누일 수 있고 완전히 접을 수 있다. 하지만 화물을 실을 데크와 벽으로 막혀 있는 상태에서 뒤 시트를 접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시선은 확 트였다. 차창이 어깨 아래로 내려올 정도로 넓게 배치됐다. 덕분에 시야는 막힘이 없다. 잘 보이니 운전도 잘할 수 있다. 안전에도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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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리터 디젤엔진은 부드럽다. 4WD 모델의 공차중량은 1,995kg으로 제법 무거운 편이다. 마력당 무게비는 12.9kg이다. 2WD모델도 1885kg으로 마력당 무게비는 12.1kg. 역시 만만치 않다. 엔진이 부드럽게 느껴지는 이유다. 최고출력 155마력, 최대토크 19.8kg의 파워는 은근과 끈기의 힘을 낸다. 부족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넉넉한 힘도 아니다. 저스트 파워다.

이 힘으로 차체를 끌고 달리는 데 140km/h 경계까지는 쉽게 달린다. 그 이상 속도를 올리기 위해선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하다. 불편해할 일은 아니다. 데크에 짐을 싣고 고속주행할 일은 없지 않은가. 이 차가 화물차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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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단 자동변속기는 재미있다. 변속레버에는 엄지손가락으로 시프트 업/다운을 할 수 있는 토글스위치가 있고 핸들에도 변속 버튼이 있다. 수동 모드로 가속을 이어가면 rpm이 레드존에 닿아도 자동으로 변속이 이뤄지지는 않는다. 운전자가 토글스위치나, 변속버튼으로 시프트업을 조작해야 변속이 일어난다. 차가 알아서 변속하는 게 아니라 운전자의 의지를 존중하는 셈이다. 운전자로선 나쁘지 않은 반응이다.

차의 흔들림은 신경이 쓰인다. 과속방지턱을 지나면서, 그리고 지난 뒤의 흔들림이 거칠다. 서스펜션이 강한 편이다. 이런 특성이 꼭 나쁜 것은 아니다. 온로드에서는 불편함이겠지만 거친 오프로드에서는 강한 면모를 드러내게 된다. 프레임방식의 강한 섀시와 하드한 서스펜션의 조합은 터프한 오프로더로선 훌륭한 조합이다. 하지만 온로드에서만 달릴 요량이면 강하고 거친 특성은 불편함이 조금 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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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칸의 면적은 2.04㎡다. 쌍용차가 배표한 자료에는 테일 게이트에 힌지스프링을 적용해 큰 힘들이지 않고 여닫을 수 있게 만들었다고 했지만 실제 차에는 힌지는 없고 기존과 같은 방식인 와이어가 리어 게이트와 연결돼 있었다.

코란도 스포츠의 연비는 2WD 수동변속기가 15.6km/L, 4WD 자동변속기sms 12.8km/L다. 코란도 스포츠에는 크루즈컨트롤 시스템, 오토라이트 컨트롤, 우적감지 와이퍼, 하이패스 시스템, ECM룸미러, 솔라컨트롤 윈드쉴드 글래스, 1열 히팅시트, 운전석 세이프티 파워윈도우, 파워아웃렛 등 각종 편의장치가 적용됐다. 센터 트레이에는 USB 단자를 장착해 USB에 들어있는 음악을 바로 들을 수 있다. 블루투스 핸즈프리와 후방 주차보조 시스템도 적용했다. 편의장치는 화려하다.

코란도 스포츠는 2WD 모델과 4WD 모델이 있다. 2WD는 2,041만~2,327만원, 4WD 모델은 2,431만~2,723만원이다. 만만치 않은 가격이지만 비싸다고 할 정도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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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란도 스포츠는 픽업트럭, 즉 화물차다. 차에 붙어있는 연비 표시창에도 ‘화물’이라고 큼직하게 쓰여 있다. 자영업자의 작업용, 화물용이나 시골 농장에서 쓰임새가 많은 차다. 하지만 쌍용차는 레저용차로 포장하고 있다. “주말의 레퍼토리를 바꿔라”는 이 차의 캐치프레이즈가 이를 잘 말해주고 있다. 화물차로 등록해 자동차 세금은 싸게 내고 레저용으로 사용하라는 것. 법의 허점을 잘 파고 든 전략 혹은 꼼수다. 

 

오종훈의 단도직입
2열 도어를 열면 직각으로 꺾이는 각이 드러난다. 이 모서리에 부딪히면 심하게 다칠 수 있다. 대시보드에 적용한 디지털시계는 시간과 분이 위 아래 2열로 나타난다. 이런 시계는 처음 본다. 쌍용차의 디자인 수준이 의심스러울 정도다. 이럴거면 없는게 낫겠다.
차가 너무 크다. 길이가 5m에 가깝고 너비는 1.9m를 넘는다. 주말 레저용으로야 좋을지 모르지만 도심에서 자가용을 대신해 일상생활 속에서 타기에는 너무 크다. 주차하고 골목길 다닐 때 불편함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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