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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시승기

아우디 A6의 반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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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오종훈 작성일11-08-21 22:55 조회4,717회 댓글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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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가 인천 송도에 큰 판을 벌였다. 신형 A6 아시아 론칭을 위해 허허벌판에 특설 트랙을 만들었다. 잡초가 무성한 곳에 아스팔트를 깔고 트랙을 만든 것. 오로지 A6 출시 행사를 위한 투자다. 여기에 아시아 태평양지역 기자들 1700명을 순차적으로 불러들였다. 국제적인 신차 발표회가 한국에서 열리는 것은 20년 수입차 역사상 아우디가 최초다. 또 하나의 기록을 세운 것. 통 큰 아우디다. 일본 기자들이 살짝 배 아파했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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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자들은 가장 마지막 날, A6를 만났다. 2.0 TFSI, 3.0 TFSI 콰트로, 3.0 TDI 콰트로 3개 모델이 8월말 한국시장에 정식 출시될 예정이다. 이중 3.0 TFSI와 TDI 모델을 탔다.
송도를 출발해 영종도 일대를 돌아보는 코스와 특설 서킷에서 슬라럼 코스를 돌아보는 경험을 했다.


A6의 뿌리는 196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아우디 100 이라는 모델로 등장한 이후 94년에 A6라는 이름으로 변경됐다.새로 등장한 A6는 7세대 모델. 7년만의 풀 체인지다. 공차중량이 3.0 TFSI 1,845kg, 3.0 TDI가 1,935kg이다. 알루미늄 등 가벼운 소재를 많이 쓴 덕분에 몸무게가 가벼워졌다. A6 3.0 TDI 콰트로는 135kg, A6 3.0 TFSI 콰트로는 80kg를 감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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짙은 눈 화장이 눈길을 끈다. 제논 헤드램프 아래로 LED 램프가 테두리를 그리고 있다. 직선을 사용해 곡선의 이미지를 완성하는 독특한 표현이다. 마치 디자인 스케치가 그대로 완성차에 적용된 듯, 새롭다. A6의 가장 큰 특징이다. 도발적이면서 신선하다.
아우디의 도발은 또 있다. 차의 크기를 줄인 것. 새 모델, 그것도 풀 체인지 모델의 등장은 곧 차가 커진다는 의미다. 소형차가 준중형급 크기로, 중형차는 준대형급으로 덩치를 키우는 반올림의 세태를 A6는 정면으로 거스르고 있다. 차의 길이를 12mm 줄여 4,915mm로 만들었다. 반올림이 아니라 반내림 인 셈이다. 두둑한 배짱이다. 길이를 줄였지만 실내에서 느끼는 공간은 여유롭다. 휠베이스를 무려 69mm나 늘려 실내 공간은 오히려 더 넓어졌다. 
아우디의 대형 싱글 프레임 그릴은 모서리 부분을 다듬어 6각형으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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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면 모습은 단정, 깔끔, 그리고 단단함이다. 헤드램프에서 트렁크 리드까지 이어지는 라인과 보디 아랫부분을 지나는 두 개의 라인이 수평을 유지하고 있다. 아우디는 이 두 개의 라인을 토네이도 라인과 다이내믹 라인으로 부르다. 앞으로 기우는 부자연스러운 다이내믹함보다 수평라인이 주는 꾸밈없는 견고함이 더 진정성이 있어보여 마음에 와 닿는다.
놀라운 것은 이 차의 공기저항 계수, 0.26이다. 세단으로서 최고 수준의 공기저항 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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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동을 걸면 8인치 대시보드에 숨어있던 모니터가 부드럽게 슬라이딩하면서 나타난다. 모니터가 커서 보기도 시원하다.
계기판 너머로는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자리했다. 전면 유리에 주요 정보를 기호와 숫자의 형태로 나타내 준다. MMI를 통해 속도나 내비게이션의 차량 진행, 운전자 보조시스템 등이 헤드업 디스플레이에 표시돼 운전자가 필요한 정보를 보여준다.


뉴 A6에는 가장 최신의 MMI(Multi-media Interface) 3G+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기본 사양으로 탑재되었다. 내비게이션 시스템은 독일 본사에서 한국형으로 직접 개발했다고 한다. 


T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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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젤엔진을 얹은 3.0 TDI 모델을 먼저 탔다. TDI에는 다애내믹 오토, 컴포트, 인디비듀얼 모드 외에 TFSI에 없는 이피션시 모드가 있다. 최고의 연비를 얻고 싶을 때 택하면 된다. 이피션시 모드를 택하면 계기판의 D 표시가 E로 바뀐다.
이피션시 모드에선 과하다 싶을 정도로 변속이 빨리 빨리 이뤄진다. 시속 40km에 4단, 70km를 넘기면 7단에 매칭 된다. 힘 있게 나가기보다 부드럽게 살살 움직인다. 변속 시점은 1,400rpm 부근에서 변속이 일어난다. 연비, 효율을 최우선으로 주행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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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가도 킥다운을 하면 7단이 4단으로 바로 변속되면서 힘찬 주행을 시작한다.


바람소리는 조금 들린다. 프리미엄 럭셔리급의 조용함은 아니다. 속도를 높여 고속으로 주행하면 프런트 윈드실드에 걸리는 바람소리가 제법 안으로 파고든다. 타이어의 구름 저항 소리도 들린다. 적막강산 같은 조용함 보다는 소리가 주는 다이내믹함을 즐겨야 하는 차다.
수동 변속을 하려면 손이 조금 번거롭다. TDI 모델엔 핸들에 패들 시프트가 없어 변속레버를 직접 조작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좋다. 변속 레버를 손으로 조작하는 ‘손 맛’을 볼 수 있어서다. 달리는 즐거움 중의 하나가 바로 손맛임을 아는 이들은 안다.  TFSI 모델에는 패들 시프트가 있다.
고속주행을 하다 시프트 다운을 해도 속도가 맞지 않으면 변속은 이뤄지지 않는다. 변속레버를 조작해도 반응이 없다. 속도가 적정수준으로 떨어진 후에야 아랫단으로 변속이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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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은 얌전하다. 거친 숨소리를 내 뱉는 타입이 아니다. 공회전 상태에서 가속페달을 깊게 밟아도 2500rpm을 안 넘긴다. 디젤 엔진답지 않게 조용하고 얌전하다.
핸들링, 즉 조향성능은 제법 날카롭다. 주행하면서 조금씩 살살 흔들어도 몸놀림은 크다. 핸들은 최대 2.9 회전을 한다. 3바퀴에 조금 못 미치는 것. A6 모든 모델에는 토크 벡터링 기술이 적용됐다. 코너를 돌 때 회전 반경 안쪽의 두 축에 약간의 제동을 걸어 날카로운 코너링을 가능케 하는 기능이다.
TDI에 적용되는 7단 S트로닉 듀얼클러치 변속기는 세로 엔진에 맞춰 개발된 변속기다. 두 개의 클러치를 이용해 변속 시간과 동력손실을 줄여 성능과 연비 모두를 개선시켜준다. 4단에서 기어비는 이미 오버드라이브 상태가 된다. 4, 5, 6, 7단이 기어비 1대1 미만인 오버드라이브 상태다. 극단적인 효율에 중점을 둔 기어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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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에 걸려 정지를 하면 엔진도 꺼진다. 오토스탑 기능이다. 엔진이 꺼지는 순간 어색한 적막함이 실내를 가득 채운다. 엔진 소리며, 바람소리, 옆에서 함께 달리는 차 소리 등으로 어수선하던 실내가 일순간에 정리된다. 시동이 꺼지면서 핸들도 잠긴다. 에어컨만 살아남아 찬 공기를 토해낸다.
가속을 이어가면 시속 40, 70, 110, 150, 190에서 각각 변속이 일어난다. 부드럽고 신속한 변속이다. 시속 100km에서 rpm은 1400에 불과하다. 놀라운 안정감이다. 7단 변속기가 효율을 최대로 높이기 위해 세팅된 것으로 보인다.
3.0 TDI 디젤 직분사 엔진은 최고출력 245마력, 최대토크 51.0kg.m, 0->100km/h 6.1초, 최고속도 250km/h(안전속도제한)의 성능을 발휘한다. 뉴 아우디 A6 3.0 TDI 콰트로 역시 출력이 5마력 높아지고 0=>100km/h가 0.7초 빨라지는 등 성능이 높아졌음에도 연비는 리터당 13.5km로 이전 모델보다 22% 향상됐다는 게 아우디의 설명이다. 


TFS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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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가솔린 터보 엔진을 얹은 TFSI 엔진에는 이피션시 모드가 없다. 오토스탑도 없다. 대신 패들 시프트는 있다.
공회전상태에서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으면 3900rpm까지 올라간다. 엔진의 힘찬 포효를 느낄 수 있다.
가속을 시작하면 시속 60, 90, 140, 170에서 각각 변속이 일어난다. 시속 200km도 어렵지 않게 터치했다. 아이들 안정성은 TFSI도 마찬가지. 시속 100km에서 1500rpm에 그친다.
TFSI에는 8단 팁트로닉 자동변속기가 적용됐다. 더블 클러치 방식은 아니다. 중저속 구간에서 효율을 높이고, 고속에서 보다 강한 파워를 느끼는데 8단 변속기가 큰 역할을 한다. 6단 기어비가 1대1, 7, 8단이 오버드라이브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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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차저 기술이 결합된 3.0 TFSI 엔진은 최고출력 310마력, 최대토크 44.9kg?m, 0=>100km/h 5.8초의 강력한 성능을 자랑한다. 국내 공인연비는 9.5km/리터, 최고 속도는 210km/h(안전속도제한)이다. 출력과 토크는 이전 모델보다 각각 10 마력, 2kg.m가 늘어난 반면 연비는 16% 향상됐다고 아우디측은 소개했다.
아우디를 시승하면서 콰트로를 빼놓을 수 없다. 3.0 모델에는 TDI와 TFSI 모두에 풀타임 사륜구동방식인 콰트로 시스템이 적용됐다. 아우디가 동급 후륜구동 세단에 비해 탁월한 안정감을 보이는 핵심 포인트가 바로 콰트로 시스템이다. 여기에는 왕관 모양의 크라운 기어 센터 디퍼런셜이 있다. 전, 후륜의 동력을 기계적으로 배분하여 정확하고 즉각적인 토크 배분을 가능하게 해준다. 또한, 평시 전륜과 후륜에 40:60의 동력을 배분하고 상황에 따라 70:30 혹은 최대 15:85까지 동력 배분이 이루어진다. 기계식 시스템이 뒷받침되는 아우디의 사륜구동시스템은 차가 움직이는 동안, 코너는 물론 직선로에서도 시종일관 한 수 위의 안정감을 보여준다. 바로 콰트로의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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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종훈의 단도직입
프리미엄 중형 세단인데 트렁크 천정엔 맨 철판이 드러나 있다. 그게 왜 필요하냐고 묻는 이들이 많다. 메이커에서도 그렇다. 없어도 된다. 하지만 프리미엄 세단임을 주장하려면 눈에 안 보이는 부분이라고 소홀해선 안 된다. 없는 집이라면 한 푼이라도 아끼려고 노팬티로 다닐 수도 있다. 있는 집에서 그러면 궁상이다. 패널 한 장 아껴서 얼마나 원가절감 효과가 있을까. 그것도 수천만 원 하는 차에. 짐을 싣기 위해 트렁크를 열어 고개를 숙이면 다 보인다. 맨 철판은 가리는 게 옳다. 아니면 프리미엄 세단이라고 자랑하지 말던가.
의외로 조용하지 않은 점도 아쉽다. 방음대책을 조금 더 보강하거나 아니면 엔진 사운드를 조금 더 다듬는 게 필요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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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종훈 yes@autodiary.kr